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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우정 학교견문록

아이들은 존중받는만큼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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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정보

손우정(edu***)
2012-03-07
8,66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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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8시 45분부터 11시 20분까지 3시간 연속으로 학생연수다. 오늘 방문한 학교는 2011년부터 혁신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서울 삼정중학교.  작년 이맘때도 같은 장소에서 학생들에게 배움의 공동체를 소개하고 앞으로 수업에서 어떻게 배워야하는가에 대한 연수를 실시했었다. 연수 준비를 위해  지난 일년간 삼정중학교에서 함께 했던 수업영상과 사진들을 밤새 찾아보고 서둘러  학교를 향했다. 학교의 시간은 아이들의 시간이다. 아이들의 시간이기에 학교의 시간은 순간 순간이 소중하고 꼭 지켜져야 한다. 
  아이들의 늦은 등교시간과 맞물려 교정에 들어서 차에서 내리자 한 여자 아이가 환한 미소로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넨다. 기분 좋은 하루를 예감하는 인사다. 교무실에 들어서니 이제는 선생님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지난 일년간의 만남이 나쁘지 않았다는 결과이리라.  
  학생연수는 매년 강당에서 열린다. 작년의 모습을 떠올리며 강당에 들어서는 순간 저절로 터져 나오는 탄성이 "와! 의자다". 작년에는 전교생을 모두 모아 한번에 연수를 진행하다보니 의자를 놓을 엄두도 내지 못했다.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아 강의를 들어야하는 아이들에게  미안한 기억이 남아있었는데 이제는 의자에 편하게 앉아서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이들에세 미안했었는데  의자를 놓으셨네요라고 하자 혁신부장님의 말씀이 "아이들도 존중받아야지요" 라고 대답하신다. 그뿐이 아니다. 우리 혁신부장님 아이들에게 꼬박 꼬박 존댓말에  큰소리 한번 내지 않으신다.그냥 작은 평소의 톤으로  " 자, 반별로 앉습니다. 자, 입,입"  이라고만 하는데도 아이들이 조용히 제자릴 찾아 앉는다. 중학교에서는 그야말로 기적같은 현상이다.

    

 혁신학교, 배움의 공동체 등등 낯선 이야기에 1학년 아이들은 집중한다. 작년 선배들의 수업공개 영상을 보여주자 더 진지해진다. 진지한 모습이 참 예쁘다. 신입생은 대학생도 귀엽고 예쁜법이지만 오늘 삼정중 1학년 진짜 귀엽고 멋지다. 이대로 쭈~욱 나가주길...

     

  10분간 쉬는 시간을 두고 2,3학년이 등장한다.  2학년이 되었다고 이제는 시키는대로 앞줄부터 채워 앉지 않는 모양이다. 그리고 드디어 3학년 등장이다. 점퍼 색깔부터, 헤어스타일, 몸짓  등등  3학년스럽다.   2,3학년은 작년부터 배움의 공동체로 수업을 해 오고 있는 아이들이다. 수업을 바꾼 이후 학교폭력이 한건 밖에 일어나지 않은 유명한 학교이기도 하다. "배우는 아이들은 망가지지 않는다"라더니 아이들의 표정이 작년 이맘때의 사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차분하고 밝아졌다. 그리고 예의를 지키려 서로 노력한다. 강의 중 옆친구가 엉뚱한 짓이라도 시도하면 서로 먼저 주의를 준다. 놀랍다.  언제 이런 ’배움의 모랄’을 배웠단 말인가! 삼정중 선생님들, 존경합니다. 정말 아이들은 존중받는 만큼 성장하는 모양이다.  수업공개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오후에는 서울 혁신학교 유현초등학교 교사연수이다. 배움의 공동체를 도입한 학교는 아니다. 우리 배움의공동체연구회 서울 대표이신 우지영선생님께서 계시는 학교다. 배움의 공동체를 하면서 혁신학교에 관심을 가지고 올해 이곳으로 부임해 오셨다. 그리고 선생님들께 배움의 공동체 연수를 권하신 것이다.


      

  오래된 낡은 학교이지만 복도 바닥이 반짝 반짝 빛난다. 실내화를 찾을 수 없어 그냥 구두를 신은채 들어섰다. 그런데 복도를 걸을때 마다 죄스런 맘이다.  아이들은 실내화 신으라고 가르치는데...미안함 맘에 우지영선생님께 사정을 이야기하며 그래도 구두는 밖에서 깨끗하게 잘 닦고 들어왔노라 했더니 웃으시며 하시는 말씀이 실내화 가지고 오지 않은 초등학교 어린이들도 항상 그렇게 이야기한단다. 왜 바깥 신발을 신고 있느냐고 물으면  "절대 운동장 흙은  밟지않았고 딱고 왔으니 깨끗하다."고. 한방 맞았다. 덕택에 한참을 웃었다.
  초등학교는 교사의 피로도가 중등학교보다 높다. 그리고 교실에서  아이들과 하루종일  자기만의  방식을 여러가지로 실천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많다보니 다른 이의 의견을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다보니 강의 도중에 갑자기 손을 번쩍 들고 일어나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며 강의를 힘들게 만드는 경우도 일년에 몇번씩 만난다. 그래서 초등학교 교사들과의 만남은 의외로 조심스럽다. 그러다보니 초등 교사 대상 연수에는 항상 강의 서두에  "제 강의는 배움의공동체를 하시라는 것이 아닙니다.그리고 강의 도중에 등장하는 사례는 제 개인의 경험이기에 선생님들과 다를수도 있습니다. 그 점은 감안하여 듣고 강의 후에 질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오늘 나의 이 전제는 사어가 되었다. 우지영선생님의 후광을 톡톡히 본 것 같다. 감사합니다, 지영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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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김병태 (2012-05-15 15:31:40)
2012학년도의 삼정중학교 1학년 신입생들 정말 이쁘고 착하며, 배움에 대한 열정도 선배들을 앞서갑니다. 미래의 삼정중학교가 기대되게 하는 학생들인 것 같습니다. 이 학생들과 좀더 오래 있으면 좋을 텐데, 어쩌면 내년에 학교를 옮겨야 할 것 도 같아 아쉽게 생각하면서 있을 때 잘해야지 혼자 다짐해 봅니다. 학교 텃밭에서 나오는 채소 먹으며 모든 선생님들 행복해 합니다. 학생들이 너무 착해 착해 착해...
윤석 (2012-03-11 00:32:49)
아이들을 존중하니까, 아이들을 배움의 주체로 세워주니까, 배움이 일어나는군요? 삼정중 샘들 정말로 존경합니다.
문덕순 (2012-03-07 13:34:51)
아~ 감동적입니다~ 아이들은 존중한만큼 성장한다는 말.. 인상적이고, 상정중학교 선생님들 존경스럽습니다.
right